| 한화의 순천 입지선정의 오해와 진실 최경필 칼럼니스트 ckp920@hanmail.net |
| 2023년 04월 19일(수) 2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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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공장부지 선정을 위해 사전에 입지조사를 해서 창원, 순천, 고흥을 두고 고민을 한 끝에 순천으로 최종 결정했다.
후보지 선정은 한화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고 경쟁적인 공모절차를 통해 결정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순천시가 한화에 먼저 후보지 신청을 했다거나, 윤석열 대통령 방문 때 로비를 해서 결정했다는 등 말도 안되는 억측이 쏟아지고 있다,
한화가 3곳 중에 순천을 최종 선정한 것은 두가지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직원들의 정주여건과 준비된 부지 확보면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다.
발사체 조립분야 직원들은 상당수가 10여년 전 나로호 개발에 참여했던 직원과 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 출신들이다. 당시 나로우주센터에 근무하면서 정주여건과 문화생활 등 어려움을 경험했기에 이번 입지선정에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항공 관련 사업장은 대부분 창원과 아산에 있고, 연구시설은 대전과 판교에 있다. 여수 신월동에 있는 화약공장도 이 업체 소속이다.
3곳 후보지의 장단점을 보면 창원이 인프라 등 가장 유리하지만, 나로우주센터와 거리가 멀고, 공장 부지 매입비가 가장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순천도 문제가 많다. 당장 입주할 수 있는 여건과 직원들의 정주여건은 뛰어나지만, 앞으로 발사체를 우주센터로 이동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진동 없이 이동해야 하는데, 해상으로 바지선에 실어 이동할 경우 파도 등 날씨 등 장애 요인이 많다. 육상으로 이동하려면 교통 통제 등 더 험난한 장애가 놓여 있다.
일자리 창출 면에서도 큰 도움이 안될 것이다. 몇 년 전 순천대 우주항공기계관련 학과가 폐지되어 청년 취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조선대 우주공학과 출신들만 유리하게 되었다.
고흥은 국책사업과 발사체 이동거리가 짧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정주여건에서 만족시키기 어려운 점 때문에 선정되지 못했다. 이런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한화 수뇌부와 정부 관계자를 설득시켜야 했었는데, 아쉽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과 핵심부품 공급업체이기도 하지만, 항공기 및 함정 엔진, 전차 등 무기생산, 화약 및 화포를 생산하는 업체이다. 국영기업은 아니지만, 방산업체로서 정부의 영향력에 놓여 있다.
더 큰 문제는 한화에서 요구한 부지가 7천평이다. 발사체 조립공장과 협력업체까지 율촌산단에 두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그럼 고흥 나로도에 건실될 국책산단에는 어떤 업체가 들어갈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한화나 전남도는 부품업체를 나로도에 유치시키겠다고 하는데, 부품업체들이 왜 조립공장이 있는 순천을 두고 그곳에 입주하겠는가. 도민들을 속이고 있다. 고흥군도 한화에 속지 말아야 한다. 이들은 사기업이고 앞으로 발사체는 민간이 주도하게 된다.
이번 순천 유치는 순천시민으로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아쉽게 탈락한 이웃 고흥군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관변단체의 환영 현수막 설치는 너무 야박한 것 같다.
순천 인구의 60%가 타지역 출신이다. 순천은 이웃 도시와 어울려 살아야 지리적 위치를 안고 있는 좀 특수한 도시이다.
현직 시장도 순천 출신이 아니고 국회의원 마저도 순천갑선거구가 아닌을 선거구 출신이다. 초대 국회의원(갑구)도 여수 출신이었고, 역대 국회의원 중 3명이 타지역 출신이었다. 너무 배타적인 자세는 도시 정서상 통합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이다.
최경필 칼럼니스트 ckp9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