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역구 총선 장만채·서갑원 예비후보자 출판기념회 초대장

순천지역구에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장만채·서갑원 예비후보들의 잇따른 출판기념회로 인해 지역 유권자들이 난감해 하면서 한숨소리만 커질 전망이다.

출판기념회 수익은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제 밖에 있어 얼마를 받고 어디에 썼는지 등은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사실상 ‘선거 출정식’인 셈이다.

특히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선호하는 것은 책 판매대금 명목으로 후원금을 마련할 수 있으며, 지역 당원이 총동원 되고 거물급 인사들의 출동으로 세력을 과시하는 ‘보여주기식 정치쇼’로 전략됐다는 지적도 나돈다.

또 정치인의 출판기념회가 시민과의 만남의 장이고, 합법적 홍보 수단이라는 긍정적 의견도 있지만 언제부턴가 세 과시와 법망을 피한 정치자금 모금 행사로 변질되면서 유권자들에게 보내는 문자와 초대장은 ‘청구서’가 되어 부담을 안겨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상 오는 16일부터 출판기념회가 전면 금지되면서 총선에 나선 장만채 예비후보는 자신이 재직했던 순천대 70주년 기념관에서 오는 9일 저서 ‘나의 삶 나의 생각’ 출판기념회를 갖고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한다고 각 언론매체에 홍보하고 참석 문자를 무작위로 발송하고 있다.

또 서갑원 예비후보도 오는 11일 같은 장소에서 ‘반보 앞서간 노무현의 반보 뒤에서 정치를 배우다’ 출판기념회를 갖기 위해 지역 시의원을 통해 각 언론매체에 보도자료를 배부하고 무작위로 문자까지 전송시켜 유권자들이 남감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기념회 소식을 접한 한 유권자는 “한 곳만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두 가자니 이곳저곳 줄대는 사람으로 비칠까봐 눈치가 보인다”며 “모른 척 지나갈 수도 없고 봉투에 얼마를 넣어야 할지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털어놨다.

한 정당 관계자는 “솔직히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정치권의 대표적 ‘적폐’며, 정책으로 승부를 거는 올바른 선거 방향에 큰 걸림돌이다”며 “애경사 챙기기도 힘든데 출판기념회까지 연락 오면 누가 좋아 하겠느냐”고 씁쓸해했다.

또 다른 정당 관계자는 “불우이웃에 기부를 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기부를 할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며 “지금도 시·도의원을 하수인 부리듯 하는데 국회의원으로 당선이 되면 얼마나 부려 먹을지 모를 일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도 보완 지적이 끊이지 않지만 출판기념회 투명화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정종섭 한국당 의원이 수입내역 신고 등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